회화의 기준과 모습과 주제가 바뀌어간다.
해밀턴은 마르셀 뒤샹의 요청으로 <큰 유리>의 복제품을 제작하였지만 이것은
단절과 새로운 메티포의 투명성이라는 그의 진정한 계보를 보여주었다. 이처럼 미술은
신랄한 아이러니를 통해 '세상 밖에 있는' 미술의 전총적 아우라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조물주라는 과대망상과 추상표현주의의 우주적 야심을 내던지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미술가는 '스타 시스템'의 명성과 유행에 부합하는 작품으로 만족하기 시작했다.
캔버스는 넘쳐나는 상품들에서 끌어낸 요소와 일상을 침범하는 이미지로 채워졌으며, 자기만족적인
방식으로 새로이 표현되기 시작했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그라피티뿐만 아니라 베이컨, 뒤뷔페, 키타이에게서 비롯된 구상의 요소와, 무기력한 듯
교묘한 솜씨로 표현되어 있는 정교하게 현대화된 방식의 연극 전통을 결합하였다.
그의 내밀한 일기를 훑어보는 듯한 그의 그림에는 우정의 대상들이 많이 표현되어 있다.
한가로운 낮의 분위기가 부각되어 있는 그의 그림은 각기 순항함의 선착장이 되어 그곳에서는 모든 것이 사치요
고요하고 그리고 쾌락으로 보였다, 캘리포니아 수영장들의 호사스러운 내부와 관상용 정원에 모인
그의 친구들 모습에서 배어나는 데생의 가벼움은 그의 개인적인 행복 리스트의 한 장면처럼 편람이었다.
비벌리힐스에 호화롭게 은거하던 이 댄디 화가는 폴라로이드의 편리함을 이용하여
그가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순간을 포착해 사진 모자이크 형태로 표현하였다.
이후 그는 10년 이상의 공백을 지나 강렬한 색조로 표현된 야심 찬 장식적 풍경화들을 내놓았다.
피터 블레이크는 한층 더 나아가 스타와 핀업 걸들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수수께끼 그림들을 만들어 냈다.
이 작품들은 매우 신성 모독적인 문화적 암시와 저속성이 확연히 드러나는 인용으로 가득 찼다. 블레이크의
대중성은 그가 디자인한 비틀스의 음잔 재킷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극도로 미디어화 된 인물들을 통해
대중문화 속에 회화의 닻을 내렸으며, 이러한 방식으로 잡지의 광택지 속에 담긴 상상의 세계와 경쟁하기 시작했다.
대서양의 반대편에서 같은 아틀리에를 사용하던 두 젊은 미술가 재스퍼 존스와 로버트 라우센버그
역시 추상표현주의로 곧장 귀착한 선배들에게 반기를 들었다.
회화의 연약한 외관에 맞서, 라우셴버그의 '컴바인 페인팅'은 캔버스 위에 박아 넣거나 붙이고 고정시킨 사물의
존재 효과를 부각시켰다.
재스퍼 존스는 강한 상징성을 띤 미국 국기를 순수한 회화적 대상으로 변모시킨 밀랍 회화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는 여전히 '사물'의 성격을 띤 대상의 외양을 완전히 소진시키기 위한 시도였다. 이와 같이 이 두 미술가는 새로운
장르의 아이콘을 생성해 냈으며, 그들이 만들어낸 아이콘들은 낡은 유럽의 미술사에서 영원히 벗어난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을 '팝' 미술가로 자처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야심은 당시 절대적 힘을 휘두르던
미국에 걸맞은 문화적 혁명에 아주 딱 알맞은 문화적 혁명에 맞는 것이었다.
1980년대에 재스퍼 존스는 과거의 거장들에 대한 명백한 인용이 드러나는 일화적인 회화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회귀가 <과녁>이나 <숫자> 연작을 통해 그가 이루어낸 기성 관념의 무효화 작업을 지워버린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마찬가지로 라우셴버그가 만든 반투명 직물 위에 붙인 전사 사진 작품 역시, 가공되지 않은
재료를 통해 표현한 이미지의 강렬함을 덮어 버리지는 못했다. 가공되지 않은 재료로 표현한 이미지들은
그의 가장 뛰어난 '컴바인'작품들이었다. 스톡홀름 현대 미술관에 소장된 유명한 회화-콜라주 작품
<모노그램>(1955~1959년)의 박제된 염소는 이러한 그의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림을 글 때, 모든 자극제는 같은 가치를 지닌다. 보잘것없는 주제란 없다........
회화는 미술과 삶에 연결되어 있다. 둘 중 어느 것도 만들어질 수는 없다."
라우스 서양미술사 중에서 현대미술 중 일상속 대중미술의 시작과 자극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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